9th St. AVE C

today's paper cup

9th street espresso @ chelsea market


이제 몇 주 후면 정말로 뉴욕을 떠난다.
돌이켜보면 여기 와서 첫 해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.
처음 살던 동네. 교통 나쁜 외곽이라 불편한 점도 많았지만
그 곳 9th street, Ave C는 특별한 곳이었다. 그 때는 잘 몰랐지만.
거대하고 아름다운 버드나무 두 그루가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고 (일본영화 '연애사진' 배경으로 나온다나.)
일부러 외진 데까지 사람들이 찾아오는 남미 식당 - 특히 주말 브런치는 싸고 맛있는 걸로 인기가 많다.
그리고 9th street espresso가 있는 곳이다.

처음에는 집 바로 맞은편에 있는 작고 허름한, 게다가 문까지 일찍 닫는 다 쓰러져가는 카페를 볼 때마다
저기는 장사가 되나 걱정스러울 정도였다.
그 때는 한창 부지런히 돌아다니느라 그 카페 문 여는 시간에 맞춰 들어가는 게 불가능해서 계속 지나치다가
점점 시간에 여유가 생기면서 들어가봤는데
정말 겉에서 보기엔 모르는 거라고, 거기는 알고보니 역시 멀리서도 소문듣고 찾아오는 곳,
훌륭한 커피를 만들어내는 숨은 고수였던 것이었다.
그 후로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다. 인테리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,
겉에서 보기에 정말 특별할 것 하나 없던 곳. - 지금은 좀 리뉴얼해서 약간 바뀌긴 했다.

그 후 난 이사를 갔고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
다른 동네에서 똑같은 이름을 단 2호점(!)이 생긴 것이었다.
게다가 컵 모양 로고까지 달고. (원래는 이런 CI 따위 없었다. -.-)
어찌나 반가웠던지.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기가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서 의아해 했는데
알고보니 첼시 마켓 안으로 2호점을 옮긴 것이었다.
당연히 그 사람 별로 없는 거리보다는 첼시 마켓 안이 훨씬 좋은 위치고
유명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첼시 마켓 안에 입점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기 때문에..
말하자면 성공했다 이 말이지. -.-

그래서 이 첼시 마켓 안에 깔쌈하게 자기잡고 있는,
그리고 여전히 9th street 이름을 달고 있는 이 곳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.
(그리고 앞으로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.)

그 후에 집 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.
9th street, Ave C 에서의 1년만으로도.



(왼쪽 갈색 차양 집이 9번가 에스프레소 본점)

이 작은 테라스에서 공원 보는 걸 나옹도 좋아했다.
나옹에게도 뉴욕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닐까 싶다. (아, 보스톤도 있구나.)
그 후에 옮겨다니느라 고생 시켜서 나옹한테 정말 미안하다.


나옹이 바깥 바람을 쐴 수 있는 곳으로 집을 얻어야 할텐데.
그래도 뉴욕을 벗어나면 좀 쉽지 않을까 싶다.


(아직 시애틀이 될지, 포틀랜드가 될지, 샌프란시스코가 될지 못 정했다.
샌프란시스코 : 급작스레 등장한 강력한 후보. -_-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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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달을향한사다리 2008/06/02 10:59 #

    어디에 자리를 잡으시던 나옹이랑 스노캣님이랑 행복하시길 바래요^^*
  • 2008/06/02 11:01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belba 2008/06/02 11:08 #

    아하, 본점이 있군요. 제 커피 뽑는 실력인 여전히 부족하여, 종종 그곳 지점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온답니다. :-) 이사 준비 잘 하시기 바랍니다. 샌프란시스코 좋아요~
  • 태니 2008/06/02 11:22 #

    샌프란시스코도 참 좋답니다.
    BART로 근처지역에 사시면서 왔다갔다 하셔도 좋아요.
    (단,BART비 계산을 잘 하셔야한답니다.)

    제가 샌프란에 지금까지 살았더라면, 최근소식이라도 알려드리는건데;;
    커피가 갑자기 마시고 싶어졌어요. 커피 내리러 갑니다.
  • SilentdolL 2008/06/02 12:50 #

    아아
    오늘도
    나옹님은
    고고하시군
  • 2008/06/02 12:57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08/06/02 14:17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玄雨 2008/06/02 14:24 #

    나옹 참 이쁘군요. 다소곳함의 매력 ㅎ
  • 로이엔탈 2008/06/02 14:50 #

    햇살 받고 있는 나옹님.. 항카!
  • 2008/06/02 16:18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08/06/02 16:25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2008/06/02 17:55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누구 2008/06/02 19:54 #

    지금 내리는 바깥의 비때문에 얼시년 스러웠는데 이글이랑 합해져 버리니 갑자기 옛추억이~~
    나도 첫해가 좋았는데...
  • 실피 2008/06/03 01:42 #

    나옹 너무T_T... 정말 완소!
    얼른 좋은곳 구하셔서
    자리잡으셨으면 좋겠어요 :D
  • Timothy 2008/06/03 02:22 #

    나옹님 표정 포즈 완전...방 좋은곳 구하셨으면 합니다
  • carrie 2008/06/03 09:06 #

    그런데 의문. 나옹이는 어느출신인가요?ㅅ?
    데리고 다니기 편한가요 ?ㅆ?
  • hardboiled 2008/06/03 17:55 #

    장만옥이 나왔던 영화 <소살리토>다 샌프란시스코 근방이라죠.
  • 2008/06/05 19:16 #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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